임영집
html
글세 이 년(?)이 한달후면 다짜고짜 미련없이 떠난대요. 사정을 해도 소용이 없고 붙잡아도 막무가내예요. 게으른놈 옆에서 치닥거리 하느라고 손해만 봤다면서 보따리 싼다고 하잖아요. 생각해 보니 약속 날짜가 되었구먼요. 일년만 계약하고 살기로 했거든요. 앞에 간년 보다는 낫겠지 하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잠도 같이 잤는데... 이제는 떠난대요. 이년이 가면 또 다른년이 정확하게 찾아 옵니다. 새년이 올때마다 딱 일년만 잘 살자고 찾아온 년이지요. 정들어서 살고 싶어도 도리가 없고 살기 싫어도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동서고금, 남녀노소,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년입니다. 올해는 월드컵 년이 와서 세계를 흥분 시켜놓고 들뜨게 하더니 한달이 지나 70년 역사상 처음보는 폭우와 태풍으로 상처만 남겨 놓고 이년이.... 간대요 글쎄! 이년은 다른년 이겠지 하고 얼마나 기대하고 흥분했는데 살고 보니 이년도 나를 안타깝게 해놓고 간답니다. 늘 새년은 좋은년 이겠지 하고 큰 희망을 가지고 새 살림을 시작해 보지만 지나 놓고 보면 먼저 간년이나 갈년이나 별 차이가 없답니다. 5년전에는 IMF 라는 서양년이 찾아와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결혼반지, 돐 반지까지 다 빼주고 안방까지 내주고 떨고 살았지 않습니까? 어떤년은 평생에 잊지못할 좋은 추억도 남기고 가는데 또 어떤년은 두번 다시 쳐다보기 싫고 꼴도 보기 싫은 년이 있지요. 한평생 살다 보면 별년이 다 있지요. 애인 같이 좋은년 원수 같이 도망간년 살림 거덜내고 가는 기는 망할년도 있고 정신을 못차리게 해놓고 떠난 미친년도 있답니다. 이년 저년 살아봐도 특별한 년이 없지요. 그래도 새년은 기다리는 설렘으로 맞이 합시다. 제발 좋은년 되도록 말입니다.
글수정, 삭제시 필요합니다.